태양의 여자 마지막편을 이제야 보았다.
요즘처럼 퓨전사극이나 전문직 드라마가 판치는 시점에서 통속극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태양의 여자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난 통속극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별다른 내용 없이 사람과 사람과의 갈등만을 보여주고 그 갈등을 유지하면서 시청자로 하여금 갈등이 풀릴 때의 카타르시스 기대치로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그러한 내용을 보면서, 결국 처음과 끝만 보면 드라마의 모든 것을 보는 것이 아니냐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극의 전반에서 갈등의 원인을 보여주고 아웅다웅 억지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면서 갈등 심화 그리고 후반에 갈등을 해소하고 모두의 해피엔드.
그래서 난 예전에는 한국드라마를 안 봤고, 전역을 하고서부터 조금씩 한국드라마를 즐겨보기 시작했다.
하얀거탑과 뉴하트 그리고 온에어와 식객 등 많은 전문직 드라마는 책을 읽듯이 간접체험을 하게 해주며 시각적인 연출로 보다 더 디테일한 정보를 시청자에게 제공해 준다. 물론 그것이 픽션이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지언정 커다란 줄거리는 위의 그것과 같은 것이다.
근데 통속극인 태양의 여자는 상당히 재미있었고, 좋아하게 됐다.
왜 그럴까?
그것은 연기자의 능력과 연출의 힘이라 생각한다.
태양의 여자가 처음 방영 될 때 시청률은 한자리수 였고, 결국에는 3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종영했다는 것은 드라마의 뒷심이 뛰어났다는 말이다. 그 말은 즉, 드라마의 소재는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했지만 그 외 무엇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는 말이니까.
나 역시 그러했다. 태양의 여자라는 드라마가 방영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고, 관심도 없이 지내다가 어느 순간 보게 됐고, 그 후로 중독되어 티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둠의 경로로 방영당일 늦게 자면서까지 챙겨보고 자던게 별 일이 아니다.
내가 태양의 여자를 보기 시작한 것은 그 당시 보고있던 드라마가 없었고, 단지 김지수와 이하나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볼 것도 없는데 한 번 봐볼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들의 연기가 드라마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배우들의 연기에 울고 웃고, 평소에 느끼기 힘든 감정들이 드라마를 볼 때 느껴지는 것을 알게되니 이런 요소들도 드라마보는 재미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울 아버지는 사극을 매우 좋아하시고, 울 어무이는 통속극을 좋아하신다. 예전에 내가 어무이에게 왜 저런 비현실적이고 말도 안되는 통속극을 그리 재미있게 보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어무이는 내게 말했다. 비현실적이고 주위에 없는 일이라 재미있다고...
정답이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고 연출이건 뭐건 간에 재미있으니까 보는거다. 그 이유에는 멋진 배우, 이쁜 배우일 수도 있고, 연기를 잘해서이거나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일수도 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퓨전사극, 통속극, 전문직 드라마 구별않고 그저 재미있는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근데 요즘 재미있는 드라마는 다 SBS에서 하는것 같다. 드라마로 밀고 나갈려나? -_ -)